반응형

누군가의 '나'로 산다는 것...

 

얼마 안 있으면, 중학생이 되는 딸이있다.

요즘은 사춘기가 빨리와서,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사춘기가 온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최근 더 까질한 것 같다.

 

시발점은 딸래미의 잘 못으로, 엄마에게 혼이 나면서 시작됐다.

말 안 듣는 딸에게 엄마는 잔소리를 했고....

딸래미는 그런 엄마에게 한 마디도 안 지면서, 꼬박꼬박 말대꾸를 한다.

속 터지는 상황이 지속되다, 결국 엄마가 폭발을 하게 되고...

 

(얘 엄마의 말에 의하면...) 옆에서 방관만 하던 나에게 불똥이 튀었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와이프는 스스로 육아를 하고 싶다고 전업주부가 되었다.

나도 '얘는 엄마가 키우는게 낫다'라는 생각에 그 의견에 동의를 했다.

그런데, 와이프는 육아를 너무 힘들어 했고, 감당하지 못 했다.

이래저래 많은 문제들이 있었고... 아이들이 조금씩 커며 나아지나 싶었다.

하지만, 정례 행사처럼 항상 이렇세 사달이 날 때가 종종 생긴다.

 

아이랑 논쟁을 하고 있을 때, 내가 중간에 끼어들면 무척이나 싫어한다.

본인이 아이한테 얘기하고 있는데, 왜 거기서 니가 끼어드냐고..

육아를 책임지고 전담할게 아니면 나서지 말라고...

그러다 보니 집안에서 나의 입자는 점점 약해졌고,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전업을 하다보니 경제권도 넘겨 줬었고, 집안의 모든 생활을 와이프가 책임졌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매달 돈을 지급하는 ATM기 역할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달이 나고 본인 감정에 폭발하면

나에게 '아빠'로서 '가장'으로써 도대체 뭐하는 거냐고 막말을 하기 시작한다.

내가 '가장'으로서 나서서 중제를 하고 정리를 하나는 것이다.

이미 막장을 볼 듯 파국으로 상황을 만들어 놓고..

둘 다 감정에 휩싸여 활화산이 활활 타고 있는데.. 

지금 나서서 중재를 하라고, 막말과 함께 나한테 쏟아 낸다.

 

결국 부부싸움이 되고...

일단락 후 아이와 다시 이야기를 한다.

 

나라고 뭔들 달라질까... 결국 아이의 말대꾸에 화를 내게 된다.

2시간 가까운 대화는 결국 파국으로 치달아..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 대화를 끝낸다.

 

나도 어렸을 때 저랬을까..? 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잘 못 된 것인가.. 라는 자괴감도 들고..

현실을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내 한 몸 건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다른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 너무 힘든 일인 것 같다.

 

반응형

'게시판 >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설] 예지력  (0) 2024.02.22
[잡설] 딸 아이와의 다툼...  (1) 2023.12.26
[잡설] 부모가 된다는 것...  (0) 2023.12.26
[잡설] 지 버릇 개 못 준다더니...  (0) 2023.12.07
술 주정  (1) 2023.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