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정면승부

혼자만의 잡다한 생각

정면승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 미쳐버리고 말 것이라 한다.

 

그런데, 기억하고 싶은 것들은 쉽게 잊혀지고

잊고 싶은 기억들은 끝까지... 남는다.

물론, 그 만큼 강렬한 기억이기 때문이겠지만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아쉽기만 하다.

 

개발자로 20년을 일하며,

많은 것을 경험했고, 타의든 자의든 공부도 많이 한것 같다.

그런데 요즘...

너무나 기본적인 것들도 잘 기억이나지 않는다.

슬프다...

 

오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거래 속도를 튜닝하기 위해 고심을 했다.

업무요건부터 시작하여 아키텍처 그리고 쿼리까지...

쿼리 튜닝을 위해 인덱스를 만들려고 하는데...!!!

syntax가 제대로 생각나지 않았다. OTL...

 

물론 나는 DBA도 아니고, 모델러도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DDL문도 헷갈려 하는 상황이라니....

결국 인터넷의 도움으로 처리를 했다.

 

나름, 20년이 넘은 베테랑 개발자인데...ㅋ..

슬프다...

나이를 탓하기도 너무 궁색맞다..

 

이러고서 개발자라고.. 개발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한편으론 한심하고.. 또 불쌍하다. 그리고 슬프다.

 

최근 몇년간 설계지로, PL로 일했다곤 하나...

그렇다고 그게 변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궁색 맞다.

 

한 때는 이 바닥에서는 나름 꽤하는 개발자라 생각했는데, 옛말이다.

아직... 더 일해야 하는데...

민폐를 끼치진 않아야 하는데... OTL.

 

최근 도쿄올림픽 경기를 보다 짜증을 낸 기억이 있다. (오늘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내 보기에) 승부에 도망을 치는 모습으로 비틴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

짜증나고 한심스러웠다.

결국 승부에선 졌고... 정면승부에서 도망치는 듯한 모습을 보며, '저러니 지지'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내 인생에서 도망만 치다..

이곳까지 온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힘들다고.. 어렵다고.. 정면승부를 피하기만 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