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SI프로젝트 개발자의 수명

혼자만의 잡다한 생각

SI프로젝트 개발자의 수명

 

 

약 15년 전.

SI프로젝트에 처음으로 프리랜서로 일을 하였다.

 

SI프로젝트의 프리랜서는 여타 직업의 프리랜서와 약간은 괴를 달리하는 것 같다.

프리랜서라 함은... 자유계약직을 의미하며, 전문지식을 가지고 계약기간 동안 정해진(계약한)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프리랜서 개발자도 동일하지만, 음... 뭐랄까... '인력소싱'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노가다의 인력시장에 가보면, 하루 일당을 측정받고 시키는 일을 한다.

하루 8시간, 정해진 시간만큼 그 현장에서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큰 틀에서의 업무는 정해져 있지만, 세부적인 일들은 그때 그때 주어지게 된다.

이런 것 처럼, 업무를 계약하기 보다는 시간을 계약한다고 보는 것이 더 맞아 보인다.

 

IT의 특성상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익혀,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당시 15년 전만해도 개발자들 사이에선 마흔(40세)정도에 은퇴해서 닭튀기러 간다는 말이 유행했다.

마흔이 되면서, 기술력을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고, 고용주가 나이 많은 사람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수명이 늘어남에 비례해서인지, 아니면, 4D직종의 특성상 신규인력 유입이 적어서인지 은퇴시기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당시만해도 40중/후반이면 '와 나이가 많다'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평균(?)에 가깝다.

나 역시 예전으로 보면 은퇴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나이가 많은 축에 끼지않는다.

 

어찌보면, 나에게도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 오랫동안 일할 수 있을 것을테니...

이번 프로젝트에도 60이 넘는데도 일을 하는 개잘자가 있다.

나이에 얽메이지 않고, 할 수 있을때까지 일을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맹점이 하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고, 나이를 먹을 수록 새로운 지식을 받아 들이기 힘들고, 덜 노력하고 덜 공부한다.

이렇다 보니, 프로젝트에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

나이 많은 사람 특유의 고집과, 어디 갖다 버리지도 못하는 자존심.

일의 효율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과 실력이 아닌 시간으로(몸으로) 떼우기 등을 하며, 버텨나간다.

 

은퇴 수명이 50후반정도로 10여년 더 늘어난것 같아서 기쁘지만, 썪어가는 시장을 보면 한숨도 나온다.

과연 합리적인 은퇴 시기는 언제일까?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일 수록, 더욱 노하우를 쌓아 

프로젝트와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주지 않고, 오래도록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은퇴 걱정없이 일할 수 있는 그날을 바라며...